사회이야기
터치 센스 도어락을 보며 기억에 남는 특별한 도어락
Namu(南無)
2007. 8. 30. 14:09
뉴스를 살펴보다 보니 서울통신기술, 초슬림 이지온 디지털도어록 4종 출시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서울통신기술에서 개발하고 상표는 삼성을 달고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이와 같이 터치 센스 방식을 이용해서 기존의 도어락이 버튼의 두께와 더불어 버튼 커버 때문에 크기가 두꺼웠던 것을 해소해서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이 목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보니 문득 작년에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보았던 특이한 도어락이 생각났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6년 초 여름. 토쿄로 출장 갔던 저는 상급자가 아키하바라를 가자는 이야기에 속으로 투덜대며 따라갔습니다. 2박 3일의 일정 중 돌아가는 날 겨우 생긴 자유 시간이었고 그 동안 숙소 근처에 있는 츠키지 시장을 가서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싶었는데 아키하바라라뇨. 흑. 그래서 잠깐 돌아보다 할 일도 없고 해서 한 커피샵에 들어가서 시간을 때우기로 작정했습니다.
2층의 흡연 구역으로 가서 할 일 없이 커피를 마셔대며 세월아 네월아 하는데, 사람이 생리 현상이란 게 있잖아요. 화장실을 가고 싶더라고요. 특히 커피 마셨으니 더더욱. 여름이고 해서 냉커피를 마셨는데 잔도 크고 양도 많아서 그런지 더 빨리 '자연'이 저를 부르더군요.
여담이지만, 저는 화장실을 간다는 것을 다음 두 가지로 표현합니다.
'자연이 나를 부른다'
이것은 소변을 보러 갈 때입니다. 또 하나는,
'대자연이 나를 부른다'
센스 있는 여러분들은 이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어쨌든, 화장실을 가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더니 화장실 방향으로 추정되는 출입구에 "화장실을 가실 분은 카운터에 문의해 주세요."라고 써있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일본 답게 친절히도 일본어로만 써있었습니다. 버럭! 그래서 카운터로 갔죠. 그랬더니 카운터의 아가씨는 화장실 문을 열려면 번호를 눌러야 한다면서 친절하게 8자리 숫자를 알려줬습니다. 뭐 이리 길어? 화장실 가다 까먹겠네. 투덜대며 화장실에 갔더니, 키 패드 덥개가 내려진 도어락이 있더군요. 여기서부터 충격은 시작됩니다.
키 패드 덥개를 올려보니, 번호 배열이 이상하더군요. 보통 번호 배열은 다음과 같을 겁니다.
또는 이럴 겁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이상하더군요. 완전 순서가 엉망진창인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아, 물론 대충 섞은 겁니다. 1년 전에 본 숫자를 잘 기억할 만큼 기억력이 좋진 않거든요^^
허걱! 하고 놀라서 커버를 덮었다가 다시 열어보니 다시 조합이 바뀌어 있더군요. 아놔~ 이른바 난수 배열 키패드였던 겁니다. 혹시나 지문이나 패드의 마모 정도를 통해 번호를 유추해낼 수 있는 우려를 막기 위한 방법인 거죠. 저는 차근차근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화장실이길래 엄중한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을까 들어갔더니 휴지가 비치되어 있고 물 비누가 있는 것 정도를 빼곤 아주 특별할 거 없는 평이한 화장실이었습니다. 혹시 이 화장실을 통해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있나? 하고 창문을 보았더니 머리 통도 통과할 수 없고, 창살도 있어서 단단하게 막혀있었죠. 뭐지 이거? 이런 화장실에 왜 이런 걸? 하면서 의문을 갖고 자연의 부름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은 다음에 있었습니다. 아까 화장실로 가다가 앞에서 보았던 "카운터에 문의하세요" 밑에 작은 글씨로 써있던 게 기억났거든요. 잘 읽어봤더니 내용은 이랬습니다. "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고 번호는 매일 바뀝니다." 으헉~ 그렇습니다. 매일 바뀌는 8자리 패스워드에, 번호판은 난수 배열. 저는 이 같은 보안 장치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게 있다는 건 들었지만요. 그걸 외국에서 한적한 카페의 화장실에서 보고 났더니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키하바라다 보니 어중이떠중이가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려 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데 그럴거면 열쇠던가 가끔씩 바꿔주면 되는 패스워드 도어락이면 될 거 같은데 말이에요.
가끔 보면 보안이란 건 그 지켜야할 대상에 대해 지나치게 과하거나 지나치게 못 한 경우가 있는데, 이건 지나치게 과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 들더군요. 출장 다녀와서 여자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얼마나 떠들었는지 "됐거든? 더 이야기하면 몇번짼 줄 알아?"를 몇번씩이나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블로그에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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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걸 보니 문득 작년에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보았던 특이한 도어락이 생각났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6년 초 여름. 토쿄로 출장 갔던 저는 상급자가 아키하바라를 가자는 이야기에 속으로 투덜대며 따라갔습니다. 2박 3일의 일정 중 돌아가는 날 겨우 생긴 자유 시간이었고 그 동안 숙소 근처에 있는 츠키지 시장을 가서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싶었는데 아키하바라라뇨. 흑. 그래서 잠깐 돌아보다 할 일도 없고 해서 한 커피샵에 들어가서 시간을 때우기로 작정했습니다.
2층의 흡연 구역으로 가서 할 일 없이 커피를 마셔대며 세월아 네월아 하는데, 사람이 생리 현상이란 게 있잖아요. 화장실을 가고 싶더라고요. 특히 커피 마셨으니 더더욱. 여름이고 해서 냉커피를 마셨는데 잔도 크고 양도 많아서 그런지 더 빨리 '자연'이 저를 부르더군요.
여담이지만, 저는 화장실을 간다는 것을 다음 두 가지로 표현합니다.
'자연이 나를 부른다'
이것은 소변을 보러 갈 때입니다. 또 하나는,
'대자연이 나를 부른다'
센스 있는 여러분들은 이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어쨌든, 화장실을 가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갔더니 화장실 방향으로 추정되는 출입구에 "화장실을 가실 분은 카운터에 문의해 주세요."라고 써있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일본 답게 친절히도 일본어로만 써있었습니다. 버럭! 그래서 카운터로 갔죠. 그랬더니 카운터의 아가씨는 화장실 문을 열려면 번호를 눌러야 한다면서 친절하게 8자리 숫자를 알려줬습니다. 뭐 이리 길어? 화장실 가다 까먹겠네. 투덜대며 화장실에 갔더니, 키 패드 덥개가 내려진 도어락이 있더군요. 여기서부터 충격은 시작됩니다.
키 패드 덥개를 올려보니, 번호 배열이 이상하더군요. 보통 번호 배열은 다음과 같을 겁니다.
1 | 2 | 3 |
4 | 5 | 6 |
7 | 8 | 9 |
0 |
또는 이럴 겁니다.
7 | 8 | 9 |
4 | 5 | 6 |
1 | 2 | 3 |
0 |
그런데 열어보니 이상하더군요. 완전 순서가 엉망진창인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아, 물론 대충 섞은 겁니다. 1년 전에 본 숫자를 잘 기억할 만큼 기억력이 좋진 않거든요^^
2 | 6 | 0 |
4 | 1 | 9 |
5 | 8 | 7 |
3 |
허걱! 하고 놀라서 커버를 덮었다가 다시 열어보니 다시 조합이 바뀌어 있더군요. 아놔~ 이른바 난수 배열 키패드였던 겁니다. 혹시나 지문이나 패드의 마모 정도를 통해 번호를 유추해낼 수 있는 우려를 막기 위한 방법인 거죠. 저는 차근차근 번호를 입력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화장실이길래 엄중한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을까 들어갔더니 휴지가 비치되어 있고 물 비누가 있는 것 정도를 빼곤 아주 특별할 거 없는 평이한 화장실이었습니다. 혹시 이 화장실을 통해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있나? 하고 창문을 보았더니 머리 통도 통과할 수 없고, 창살도 있어서 단단하게 막혀있었죠. 뭐지 이거? 이런 화장실에 왜 이런 걸? 하면서 의문을 갖고 자연의 부름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은 다음에 있었습니다. 아까 화장실로 가다가 앞에서 보았던 "카운터에 문의하세요" 밑에 작은 글씨로 써있던 게 기억났거든요. 잘 읽어봤더니 내용은 이랬습니다. "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고 번호는 매일 바뀝니다." 으헉~ 그렇습니다. 매일 바뀌는 8자리 패스워드에, 번호판은 난수 배열. 저는 이 같은 보안 장치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게 있다는 건 들었지만요. 그걸 외국에서 한적한 카페의 화장실에서 보고 났더니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키하바라다 보니 어중이떠중이가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려 들지 않을까 하는. 그런데 그럴거면 열쇠던가 가끔씩 바꿔주면 되는 패스워드 도어락이면 될 거 같은데 말이에요.
가끔 보면 보안이란 건 그 지켜야할 대상에 대해 지나치게 과하거나 지나치게 못 한 경우가 있는데, 이건 지나치게 과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 들더군요. 출장 다녀와서 여자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얼마나 떠들었는지 "됐거든? 더 이야기하면 몇번짼 줄 알아?"를 몇번씩이나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블로그에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