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주제/게임

점검으로 밤을 새다보면.

Namu(南無) 2006. 9. 12. 07:57
하나
내가 참 잠이 적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일주일 내내 3시간 정도 자다가 토요일에 8시간 하루 자고 다시 2시간 자고 어제 아침에 깨나서 지금까지 말짱한 걸 보면 말이죠. 아 조금 졸립긴 합니다. 죽도록 졸리거나 졸고 있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고 약간 눈이 아프고 흐릿하거나, 멍해서 판단력이 꽤 좋지 않은 거, 머 표정이 안좋은 거 누구 曰 다크 서클이 발목까지 쳐질 정도란 거. 머어 이렇게 석달 정도 하고 멀쩡한 사람 나오면 철인입니다. 전 철인이 아니라서 이 정도만큼 안좋습니다. 철인이라고 좋을 거 없죠. 괜히 일만 더 하게 되니까. 적당한게 좋습니다. 그 적당한 만큼이 아닌 거 같아서 우울할 땐 있지만요.


정확하고 무결점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꼼꼼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타고난 걸 보면 제가 집중력은 있는 거 같은데 꼼꼼함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맨날 덜렁거리고 까먹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하나는 최근 도입한 멋진 시스템. 보통 자리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PC의 데스크탑에 메모 프로그램을 깔고 쓰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꽤 고전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봤습니다. 네, 화이트 보드입니다. 화이트 보드에 적당히 쓰고 메모 해두면 그 세부적인 내용을 까먹진 않으니까요. 그 일 자체를 통체로 까먹지 개별개별 세부는 잘 기억합니다. 예를 들면 "그는 바보래"라는 말은 까먹어도 "그는 언제나 멍하고 자신이 한 말조차 까먹는데"는 기억하는 거죠. 웃기지 않습니까... 제 스스로도 웃깁니다. 그 외에도 아웃룩의 작업, 일정, 핸드폰의 일정, 주변 동료의 도움. 각종 방법을 이용해서 제 부족함을 메꾸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케이터로 최근 합류하신 A님에게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꾸벅. 이 사람 꽤 착하게 생긴 미소년, 이라기엔 좀 글코 미청년인데 애인은 있으시더군요. 원래 좋은 물건엔 임자 있다지 않습니까.


어쨌든 스트레스에 당할 사람 없다고 나름대로 죽고 나면 사리가 생길거라고 -해바라기의 흔적 말구!- 헛소리도 하는데, 짜증이 나는 걸 참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에 짜증내거나, 아니면 평소 같으면 "그까이꺼~"하고 참고 넘어가거나 하는 일인데 "아 진짜 왜 나한테 그래"라던가 "그건 무시하는 겁니까?"라던가 꽤 까칠해지죠. 아 나만 평소에 스스로 짜증 안낸다고 생각하는 건가 할 정도로 꽤 짜증이 심해집니다.


작업으로 철야나 야근하는 것과 달리 점검이란 건 모두의 공동 작업이고 그것을 뒷바라지 하고 때로는 컨트롤까지 해야하고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집중해야 하죠. 작업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점검 준비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모든 걸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죠. 그런 경우 대충 작업하고 테스트 안해놓고 가면 화납니다. 잘 합시다. 테스트 했다고 뻥쳐도 다 조사하면 나온다는 거~ 아나 모르나 몰겠네요.

다섯
예정보다 점검 작업이 늘어질 것 같아서 우려. 힘들 땐 더 힘들게 하는 요소가 생긴다더니. 최근 1년 동안 내가 직접 컨트롤하지 않은 데이터 량이 이렇게 많은 점검도 처음이라 더 불안합니다. 내가 저지른 실수는 내가 책임질 수 있지만 다른 이가 저지른 실수는 다른 이가 책임지게 해야하니까요.

여섯
여튼 졸립네요 배고프네요
아침 밥 묵어야겠습니다.

일곱
괜한 일곱 색깔 놀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