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담배
새롭게 등장한 Half 담배
Namu(南無)
2006. 9. 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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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예전 아는 분이 영국에서 사온 담배라고 허브로 만든 담배를 한 갑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음? 영국 맞나? 스칸디나비아였던 거 같고. 어디서 사왔냐는 건 중요하지 않고 담배 잎을 쓰지 않고 허브 잎만을 쓴 담배였습니다. 캐스터 1mg 담배를 피우면서도 그 느낌을 가졌는데 이건 더 순하네요. 순하디 순해서 아무런 향미가 없는 담배입니다.
저는 담배를 태우면서 순한 향미보다는 강한 향과 맛, 그리고 강한 목의 느낌을 선호하기 때문에 순한 담배는 잘 안피웁니다. 다른 분들은 레종, 디스 등이 독한 담배에 속하는 거 같은데, 제가 보기엔 "아주 순한" 담배이죠. 주로 적절하게 피우는 것이 6~9mg 짜리. 요즘은 그보다 한 단계 높여서... 아 한 단계가 아닌가? 14mg의 세븐 스타를 피우고 있으니까요. 가끔 사무실의 흡연실에서 담배를 태우다 보면 담배 없이 흡연실에 오신 분들에 제 담배를 차마 달라곤 못 하고 안절부절 하는 경우를 봅니다. 또는 뭔지 잘 모르고 태우고 "허걱" 하시는 분들이 많죠. 요즘 대세가 4mg 이하의 순한 담배다 보니. 게다가 1~2mg의 아주아주 순한 담배를 주로 즐기시는 분들에게 저런 담배는 아주 독하고 목 넘김이 지옥 같을 것입니다.
그럼 제가 왜 이렇게 보통 보면 독하디 독한 담배로 옮겨왔는가, 하면 ... 복잡하네요. 원래 저도 4~6mg 정도의 중간 정도의 덜 독한 담배를 피웠는데, 그러다가 2~4mg로 옮겨갔던 적이 한번 있었습니다. 당시 4~6mg의 담배 -캐빈 슈퍼 마일드, 캐스터 마일드, 마일드 세븐 슈퍼 라이트, 디스, 디스 플러스- 등을 피우다가 좀 더 낮춘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 순한 담배가 대세라고도 하니. 그랬더니 하루 1갑 피우던 것이 딱 2갑으로 늘었습니다. 허껍스럽더군요. 담배 값이 두 배. 피우는 양도 두 배. 순해지는 담배는 만족스럽지 않고 제게 더 많은 개피를 요구했습니다. 게다가 향도 불만족스럽고, 그러다보니 앉은 자리에서 연짱으로 피우는 담배만 늘어나더라 이거죠.
그래서 다시 역행했습니다. 캐빈 마일드, 캐스터, 마일드 세븐 라이트, 마일드 세븐, 디스 진. 7~9mg 담배로 옮겨갔죠. 그랬더니 3일에 두 갑. 줄었습니다. 이렇게 긴 세월을 보내다 디스 진의 판매 중단, 로쿠룩스의 등장, 해외 출장 등으로 어쩌다보니 세븐 스타를 피우게 됐습니다.
세븐 스타를 피우게 된 계기는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 거 같기도 한데, 계기는 간단합니다. 호기심이었죠. 출장을 다녀오다보면 꼭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간다고 면세점을 지나가게 됩니다. 면세점의 담배와 술. 제게는 방앗간입니다. 그래서 담배를 쭉 살펴보면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담배는 가장 독한 등급의 담배는 없습니다. 캐빈도 마일드. 말보로는 제외하구요. 마일드 세븐도 마찬가지구. 그러나 유독 세븐 스타만은 라이트가 아니라 노멀이 있습니다. 유치하게 별 모양이 가득 세겨진 케이스에 금색의 별이 7자를 그리고 있고, 겉에 써진 SevenStars. 유치하다 못 해 고풍스럽기까지 한 디자인입니다. 게다가 마침 그 즈음에 NANA를 즐겨 보고 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나나가 세븐 스타를 피우거든요. 그래서 시험 삼아서 한 보루 덥썩 사와서 피웠습니다. 함께 사온 캐빈 마일드와 말이죠. 그랬더니 세븐 스타를 먼저 다 피웠습니다. 훨씬 마음에 들더라 이거죠. 게다가 하루 태우는 담배 갑도 반 갑으로 감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일석 이조. 마음에 들고 담배 값도 줄고. 대박!
그 뒤로는 출장 다녀올 때마다 세븐 스타를 사와서 피우고 다녀오시는 분들에게도 부탁하고 그외 기타 방법 등으로 세븐 스타만 줄곧 피우게 되었습니다만. 이게 향이 꽤 강하고 독한 담배라, 길거리에선 한 밤중이 아니면 안 태웁니다. 한 밤중에 아무도 없는 길거리에서야 뭐, 신경 안씁니다만 모두가 함께 지나가는 거리에선 자제하게 되죠. 좀 구석탱이 인적이 없는 곳에서 태운다던가 하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담배로 바꾸니까 얻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마음에 든다"
향미가 강하고 짙은 맛은 제게 딱입니다. 이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들 독해서 별로 담배 달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으하하하.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흡연실에 앉아있을 때 제 담배를 탐하지 않습니다.
"담배 값이 조금 든다"
점점 독한 담배로 가면서 점점 담배 개수도 줄죠. 하루 반갑으로 줄었습니다. 뭐 건강을 생각해서 줄이는 건 아니고 그냥 돈이 적게 듭니다.
"자주 담배를 안태워도 된다"
위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담배를 태우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다보면 갑갑하죠. 머 담배 피우는 시간 자체는 좋은데 자주 가다보면 자리도 오래 비우게 되고 흡연실에서 담배 냄새도 배이고. 좋지 않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피우는 주기 자체가 길어진 것은 아주 좋습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여담인데, 세븐 스타를 들고 제가 태우다보면, 사무실에 어떤 분이 블랙 스톤을 태우고 계시더군요. 음? 잠깐 세븐 스타는 나나의 담배고 블랙 스톤은 야스의 담배인데. 제가 피우는 담배를 유심히 보시던 그 분도 같은 생각을 했을까 궁금합니다. 그 분의 패션 스타일은 나나에서 나오는 신 같거든요. 그래서 유심히 저도 바라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