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식당 방문
브라질리아 방문기
Namu(南無)
2006. 11. 29. 13:37
저번주 금요일, 2006년 11월 24일이죠. 아는 친구가 브라질리아를 가보는 게 어떻겠는가? 하더군요. 저는 원래 주말이고 해서 집에 가서 쉬고 싶었으나 "쏜다면 간다"라는 조건으로 찾아갔습니다. 쏜다는데 왜 마다하겠습니까! 거절할 이유가 없죠.
브라질리아의 위치는 삼성동 공항터미널 맞은편 안쪽. 회사에서 무척 가깝기 때문에 그 친구와 그 친구의 애인이 이쪽으로 오기로 하고 저는 기다렸습니다. 8시 반에 예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예약 없이 찾아가기는 힘들다고 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죠. 어쨌든 8시 20분쯤 두 사람의 도착. 사무실에서 나와 5분 거리에 있는 브라질리아를 찾아갔습니다. 8시 25분,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도 사람들이 많이 서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대기 손님이 꽤 있더군요. 이들도 모두 예약 손님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발생. 손님의 회전율보다 예약 손님이 더 있어서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실제로 자리에 앉은 것은 9시 가량이니 30분 가량을 마냥 기다린 거죠. 저녁 시간으로는 늦고 배는 고프고. 그래도 부페니까 마구 먹겠다는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늦은 이유는 간단한 거 같습니다.
첫번째, 금요일이다. 삼성동의 금요일은 대박이죠. 삼성동 주변은 거의 주5일이고, 삼성동의 주말은 정말 썰렁합니다. 밥 먹을 곳이 드물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금요일은 어느 집이나 가득차고 자리 잡기 힘이 듭니다.
두번째, 월급날이다. 11월 24일이니 월급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정신 박힌 회사라면 급여일이 쉬는 날이면 하루 전날 줍니다. 그게 제대로죠. 아닌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좀 어이없는 경우입니다.
세번째, 앞 손님이 테이블 배치를 꼬아놓은 것 같다. 앞 손님이 단체였는데 자리를 점점 넓히면서 테이블 배석을 늦게 하더군요. 으음... 이들은 8시 좀 넘어서부터 온 손님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네번째, 오픈을 작년 11월에 했다고 하는데 아직 손님을 배치하고 테이블을 치우고 홀을 관리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아마츄어 같은 느낌이랄까. 잘 정돈된 가게보다는 마치 일일호프라도 온 느낌이었습니다. 홀을 관리하는 분들은 따로 복장을 갖추고 있지 않고 식기들을 정리하고 셋팅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더군요. 아무래도 오픈 초기가 아니라 이후 입소문을 타서 알려진 가게인지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자, 그래서 9시가 조금 넘어서 식사 시작. 그래도 오셔서 늦었으니 음료를 무상 제공하겠다는 서비스를 주더군요. 뒷좌석에서 다른 손님들이 소주를 마시는 것을 보고 우리도 소주를 부탁했습니다. 처음에 "처음처럼"이 나오길래 "이거 말고 참이슬요"하니까 "참이슬"이 나오더군요. 참이슬 fresh 말고요. 참이슬 fresh 안좋습니다. GG.
구성은 간단합니다. 가격은 22000원 (고기) + 3000원 (샐러드) = 25,000원. 고기는 등심, 안심, 마늘. 4종류 스테이크를 미디엄 레어로 갖다주네요. 샐러드는 브라질식 기본 샐러드. 그냥 평범하게 식초와 올리브 유 드레싱에 몇가지 야채. 그리 입에 당기지는 않습니다. 비나 그래찌라고 하는 양파, 파프리카, 피망 등을 식초로 버무린 놈이더군요. 이게 꽤 입맛에 맞았습니다. 감자 샐러드, 피클 등도 여기에 포함되고, 피멘따라는 브라질 식 핫소스, 볶음밥 등이 있는데, 감자 샐러드, 피멘따, 볶음밥은 입도 안댔습니다. 왜냐면! 고기를 많이 먹을 때 탄수화물은 방해가 되니까요. 철저하게 약간의 야채만 공급하고 고기를 잔뜩. 이게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비나 그래찌와 피클만 입가심용으로 먹었죠.
쿨타임이 돌면서 시간마다 고기를 가져오는데, 외국분이 서빙하면서 한국어로 요리 이름을 이야기해주는데 못 알아 듣는 게 많았습니다.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메뉴를 보니 삐까냐(등심), 꼰뜨라 필레(채끝 안심), 필레 미그뇽(안심), 꼰 알유(마늘)의 네 종류더군요. 전 먹으면서 등심, 안심, 마늘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들렸거든요. 몇가지는 못 알아듣고 고기 보고 알았지만요. 가리는 게 있었다면 골아팠을 겁니다. 다만 그런 게 없었을 뿐이지요. 여기서 특이사항. 서버는 저를 초대한 그 친구에게 특별히 양을 더 주더군요. 처음부터 다른 두 사람보다 두 배를 주고, 그 다음에도 꼭 큰 걸 줍니다. 꼭. 아아 이 친구 많이 먹게 생겼구나 알아본 거죠. 많이 먹습니다! 저 만큼. 결국 이번에는 제가 더 먹었습니다만... 저는 탄수화물인 감자 샐러드, 볶음밥을 먹지 않고 달성한 것이고 이 친구는 다 먹으면서 먹은거니 먹은 양은 더 많습니다. 거기에 먹는 도중 입에 달콤하게 감기는 소주. 아아 고기에는 역시 곡주입니다. 다음엔 위스키를 한 병 가져와서 마셔볼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제가 워낙 과실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습니다만. 다른 테이블 보니 소주 드시는 분도 있고 와인 드시는 분도 있고 뭐 다양하더군요.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마시고 싶은 만큼 먹는 거죠. 전체적으로 본위기는 아저씨들 분위기도 아니고 애들 분위기도 아니고 아줌마 분위기도 아니고, 아가씨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아니고. 자연스러우니 좋았습니다. 어지럽다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요. 제가 아저씨라서 그런가 봅니다.
자, 어쨌든 예약이 엉망이 된 것에서 감점, 서비스로 음료 준 것은 그럭저럭. 이 정돈 기본이지 정도에서 시작했습니다만, 고기 맛있네요.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어디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백배 낫지 말입니다. 이런 곳에서 먹을 때면 정말 우울하거든요. 고기질은 그럭저럭이나 굽는 솜씨는 좋네요. 한번에 꽤 많은 양을 구워서 홀에 내놓는 듯 한데 그에 비해선 꽤 일정하게 잘 구워져서 나옵니다. 하나하나 적은 양을 즐기시는 분보다는 저처럼 다량을 섭취하는 분들께 아주 강추입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거기에 앞서 말한 비나 그래찌와 함께 먹으면 더 좋더군요. 단 얹어먹는 것은 비추입니다. 고기가 식어서 별로입니다. 이건 어떨까 하고 먹어봤다가 으으... 별로입니다.
이래 저래 돌다보니 7접시. 딱 8접시만 채울까 하고 있으니 10시가 넘어가더군요. 홀은 점점 사람이 빠져가고 새로 오는 손님은 없고 해서 몇 테이블 안남아있었습니다. 고기를 더 가져다줄까요? 당연히 네, 라고 대답했죠. 8접시는 먹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고 물어본데요. 마지막이라 그런지 고기도 좀 크고, 레어에 가깝게 구워져 나오더군요. 지방도 적당히 붙어있고. 고기는 단백질의 근육맛도 좋지만 지방, 비계 맛 아니겠습니까. 달달하니 맛있더군요. 함께 곁들이던 소주도 더 달달하게 느껴지니 좋았고요. 별거 아니지만 물을 부탁하니 미지근한 물을 주는 센스. 찬 물 주면 잘 못 먹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오면셔 주류를 가져왔을 때 서비스는 얼마인가? 를 물어봤습니다. 가격은 만원. 음, 제가 물어본 게 아니라 모르겠습니다만, 병당 만원이겠죠? 테이블 당 만원이면 더 좋구. 그래도 병당 만원이어야 마실 때마다 잔 갈아줄텐데. 아님 갈아달라구 하던가. 머어 전 와인을 잘 안즐기니 크게 상관 없고 위스키 한 병 싸들고 찾아가볼까 합니다. 위스키 잔이 있을까? 없으면 내 잔 들고 가죠. 사랑하는 죠니 워커 잔.^^ 별거 아닌 병 하나 사니까 들어있는 거지만 제가 죠니 워커를 워낙 사랑하다 보니 즐겨 씁니다. 소주 마실 때도 쓰고 위스키 마실 때도 쓰고. 좋죠. 그런데, 늦은 시간까지 있다보니 마지막 서비스인 커피를 못 마셨습니다. 음, 식후 기름기를 벗겨내는데 커피 한 잔 좋은데 말이죠.
이날 먹은 접시는 8접시. 대략 눈 짐작으로 1kg 이상의 고기는 먹은 듯 합니다. 그래서 열량 소화를 위해 노래방으로 고고씽~ 3시간 반을 불러주고, 자고 있는 친구의 애인이 걱정되어 이만 파하기로 했습니다. 친구 애인만! 둘은 더 마셔줬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이 가게의 와인 리스트입니다. 이외에도 음료로는 각종 소주 (참이슬 2종, 처음처럼 등), 탄산 음료 등이 있습니다. 물을 마셔도 나쁘지 않고요. 미지근한 물을 주니까요. 찬물이 그래도 좋다면 달라면 줄 거 같습니다.
고기를 적절한 맛으로 많이 먹어준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입니다. 다만, 예약의 문제와 이처럼 고기에는 만족했으나, 고기와 고기가 나올 텀이 길더군요. 저는 포크만 입에 물고 울었습니다. 다만, 먹는 속도가 빨라서 그런 것이려니. 약간만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2시간 동안 8접시. 15분 마다 1접시 정도이니 그리 늦진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라면 제가 문제겠죠.
다음에는 고기를 목표로 하지 않고 안주로써,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를 노려볼까 합니다. 위스키나 와인 한 병 싸들고 좀 한적한 요일을 찾아가볼까 합니다. 이상 사진은 모두 브라질리아 홈페이지 제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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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금요일이다. 삼성동의 금요일은 대박이죠. 삼성동 주변은 거의 주5일이고, 삼성동의 주말은 정말 썰렁합니다. 밥 먹을 곳이 드물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금요일은 어느 집이나 가득차고 자리 잡기 힘이 듭니다.
두번째, 월급날이다. 11월 24일이니 월급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정신 박힌 회사라면 급여일이 쉬는 날이면 하루 전날 줍니다. 그게 제대로죠. 아닌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좀 어이없는 경우입니다.
세번째, 앞 손님이 테이블 배치를 꼬아놓은 것 같다. 앞 손님이 단체였는데 자리를 점점 넓히면서 테이블 배석을 늦게 하더군요. 으음... 이들은 8시 좀 넘어서부터 온 손님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네번째, 오픈을 작년 11월에 했다고 하는데 아직 손님을 배치하고 테이블을 치우고 홀을 관리하는 능력이 떨어져 보였습니다. 아마츄어 같은 느낌이랄까. 잘 정돈된 가게보다는 마치 일일호프라도 온 느낌이었습니다. 홀을 관리하는 분들은 따로 복장을 갖추고 있지 않고 식기들을 정리하고 셋팅하는데 꽤 시간이 걸리더군요. 아무래도 오픈 초기가 아니라 이후 입소문을 타서 알려진 가게인지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자, 그래서 9시가 조금 넘어서 식사 시작. 그래도 오셔서 늦었으니 음료를 무상 제공하겠다는 서비스를 주더군요. 뒷좌석에서 다른 손님들이 소주를 마시는 것을 보고 우리도 소주를 부탁했습니다. 처음에 "처음처럼"이 나오길래 "이거 말고 참이슬요"하니까 "참이슬"이 나오더군요. 참이슬 fresh 말고요. 참이슬 fresh 안좋습니다.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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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쨌든 예약이 엉망이 된 것에서 감점, 서비스로 음료 준 것은 그럭저럭. 이 정돈 기본이지 정도에서 시작했습니다만, 고기 맛있네요.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어디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백배 낫지 말입니다. 이런 곳에서 먹을 때면 정말 우울하거든요. 고기질은 그럭저럭이나 굽는 솜씨는 좋네요. 한번에 꽤 많은 양을 구워서 홀에 내놓는 듯 한데 그에 비해선 꽤 일정하게 잘 구워져서 나옵니다. 하나하나 적은 양을 즐기시는 분보다는 저처럼 다량을 섭취하는 분들께 아주 강추입니다. 가격도 적당하고. 거기에 앞서 말한 비나 그래찌와 함께 먹으면 더 좋더군요. 단 얹어먹는 것은 비추입니다. 고기가 식어서 별로입니다. 이건 어떨까 하고 먹어봤다가 으으... 별로입니다.
이래 저래 돌다보니 7접시. 딱 8접시만 채울까 하고 있으니 10시가 넘어가더군요. 홀은 점점 사람이 빠져가고 새로 오는 손님은 없고 해서 몇 테이블 안남아있었습니다. 고기를 더 가져다줄까요? 당연히 네, 라고 대답했죠. 8접시는 먹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고 물어본데요. 마지막이라 그런지 고기도 좀 크고, 레어에 가깝게 구워져 나오더군요. 지방도 적당히 붙어있고. 고기는 단백질의 근육맛도 좋지만 지방, 비계 맛 아니겠습니까. 달달하니 맛있더군요. 함께 곁들이던 소주도 더 달달하게 느껴지니 좋았고요. 별거 아니지만 물을 부탁하니 미지근한 물을 주는 센스. 찬 물 주면 잘 못 먹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오면셔 주류를 가져왔을 때 서비스는 얼마인가? 를 물어봤습니다. 가격은 만원. 음, 제가 물어본 게 아니라 모르겠습니다만, 병당 만원이겠죠? 테이블 당 만원이면 더 좋구. 그래도 병당 만원이어야 마실 때마다 잔 갈아줄텐데. 아님 갈아달라구 하던가. 머어 전 와인을 잘 안즐기니 크게 상관 없고 위스키 한 병 싸들고 찾아가볼까 합니다. 위스키 잔이 있을까? 없으면 내 잔 들고 가죠. 사랑하는 죠니 워커 잔.^^ 별거 아닌 병 하나 사니까 들어있는 거지만 제가 죠니 워커를 워낙 사랑하다 보니 즐겨 씁니다. 소주 마실 때도 쓰고 위스키 마실 때도 쓰고. 좋죠. 그런데, 늦은 시간까지 있다보니 마지막 서비스인 커피를 못 마셨습니다. 음, 식후 기름기를 벗겨내는데 커피 한 잔 좋은데 말이죠.
이날 먹은 접시는 8접시. 대략 눈 짐작으로 1kg 이상의 고기는 먹은 듯 합니다. 그래서 열량 소화를 위해 노래방으로 고고씽~ 3시간 반을 불러주고, 자고 있는 친구의 애인이 걱정되어 이만 파하기로 했습니다. 친구 애인만! 둘은 더 마셔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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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적절한 맛으로 많이 먹어준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입니다. 다만, 예약의 문제와 이처럼 고기에는 만족했으나, 고기와 고기가 나올 텀이 길더군요. 저는 포크만 입에 물고 울었습니다. 다만, 먹는 속도가 빨라서 그런 것이려니. 약간만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2시간 동안 8접시. 15분 마다 1접시 정도이니 그리 늦진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라면 제가 문제겠죠.
다음에는 고기를 목표로 하지 않고 안주로써,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를 노려볼까 합니다. 위스키나 와인 한 병 싸들고 좀 한적한 요일을 찾아가볼까 합니다. 이상 사진은 모두 브라질리아 홈페이지 제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