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주제/개인

그런 의미로 정장을 입었습니다만,

Namu(南無) 2005. 4. 25. 03:20
Tracked from 다른 사람의 결혼식이었지만... in Studioxga.net

그리하여 저녁을 먹고 회사에 왔습니다. 원래 회사 전체에서 정장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곤 가끔 사장님이나, 홍보 담당하시는 분들이 입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정장을 입었다는 것은 결혼식 등의 관혼상제를 겪고 왔다는 것을 뜻하겠지요. 역시나, 정장 입고 일을 하는 것은 무척 불편하더군요. 갑갑한 재킷, 갑갑한 바지, 갑갑한 타이, 갑갑한 셔츠. 타이를 풀던, 재킷을 벗던, 정장이란 것은 제게는 너무 불편한 옷입니다.

그런데, 회사 휴게실에서 담배를 태우다보니, 제게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ㅇㅇ씨는 정장이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아깝네요, 정장을 입는 회사를 다니면 좋을텐데" 이런 한마디와 시작되어, 정장에 대한 담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정장을 입으면 옷을 고르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는 이야기와, 그것은 교복이 편하다는 것과 같은 것으로 정장 역시 골라입으려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 결국은 정장은 불편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장을 입는 것을 무척 싫어하거든요. 앞서도 말했듯 불편합니다.

하지만 저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복보다 교복이 어울린다던가, 평상복보다 정장이 더 어울린다던가, 꽤 오래전부터 계속 듣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저는 선택을 한 것이죠. 더 어울린다는 이야기보다는 제게 편한 옷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또는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말이죠.

그래도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꽤 비싼 양복인가봐요? 멋진데요. 작업복(?)으로도 딱이네요" 하하하, 아닙니다. 진실을 밝히자면 창고 할인 매장에서 산 떨이 양복입니다. 저 말을 들었을 때 장난기가 돌아 "어, 맞아요. xx만원의 비싼 양복이랍니다"라고 말할까 했지만, 가격은 말하지 않고 싸구려라고만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분이 좋다 해도 저는 제가 입고 싶은 옷을 입으려 합니다. 옷이란 건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 수단의 하나이고 그것은 제 선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