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청와대 이야기

박근혜 정부 이름을 오바마와 비교하는 이상한 시선

Namu(南無) 2013. 2. 7. 09:16

2013년 2월 25일부터 새롭게 출범하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 이름이 ‘박근혜 정부’로 정해졌습니다. 제6공화국의 6번째 정부인 박근혜 정부는 ‘민생정부’ ‘국민행복정부’ 등의 별도 명칭을 검토하기도 하였지만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따와 박근혜 정부가 되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별칭을 지어 왔습니다만,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와 같은 별칭을 쓰지 아니하고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박근혜는 정부, 오바마는 행정부?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별다른 이름을 쓰지 않고 박근혜 정부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이를 놓고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의 ‘오바마 행정부’와 비교하여 정부라는 이름이 오만하다, 왜 박근혜 행정부가 아닌가 그런 식으로 따지는 이상한 시선이 있었습니다. 정부라는 이름이 모든 국가기관을 총칭하는 말이 아닌가, 그러므로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 박근혜 정부라는 이름이 오만하다는 시선입니다. 왜 그렇게 바라보는지 모르겠지만, 정부와 행정부의 단어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정부 / 다음 사전

정부 [政府] 【명사】 (1) 입법부, 사법부와 구분되어 나라의 일반 행정을 맡아보는 국가 기관. (2) 국가의 통치 기능을 맡은 부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


행정부 / 다음 사전

행정부 [行政府] 【명사】 [법률] 입법부, 사법부와 구분되어 나라의 일반 행정을 맡아보는 국가 기관

법률 용어로 정확하게 쓰려면 ‘행정부’가 맞겠습니다만, 정부의 뜻 역시 ‘행정부’의 약칭으로 충분히 통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과거 정부의 이름을 찾아보아도 특별하게 부르는 경우를 빼곤 정부로 부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administration/ 다음 사전

administration 【명사】 (1) 행정, (사법·입법을 포함한) 정치; 행정[경영]의 기본 방침[이념] (2) (the Administration) (미) 행정 당국, 정부; (미) 행정 기관(청·국 등; cf. CAA, UNRRA) (3) (집합적) 행정관, 관리: 행정관(들)의 임기, (미) 대통령의 정권 담당 기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Obama Administration)에 대해서도 동일합니다. 이와 같이 정부라 부르는 것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부를 뜻하는 말이었는데 굳이 박근혜 정부를 놓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를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의 5년 박근혜 정부를 대하는 태도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를 놓고 문재인의 당선을 기대하며 박근혜가 제발 당선되지 않기를 바랬던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충격으로 박근혜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그것을 문제시 삼고자 하는 마음 역시 이해합니다.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대통령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테니까요. 박근혜가 높은 득표율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나 그와 마찬가지로 다른 대통령 후보를 찍은 많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문제시 삼을 지점이 틀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정책과 인선 등의 정치적인 이슈를 갖고 문제를 삼아야지 그와 전혀 무관한 것을 억지로 끌고 가서 문제를 삼는 것은 비웃음 거리만 될 뿐이며, 정작 중요한 이슈를 따질 때는 그것이 이슈화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몇몇 분들이 문제시 삼은 ‘정부’ vs ‘행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란 단어의 뜻을 좀 더 넓게 보면 정치 전체, 사법, 행정, 입법을 모두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은 과잉 해석이 될 수 있다는 점, 정작 오바마 행정부 역시 동일한 단어의 뜻을 갖고 있다는 점을 묻어놓고 행정부가 아니라 정부란 이름을 썼다는 것을 문제로 삼는다면, 그야 말로 비웃음 거리에 불과합니다.

박근혜 정부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고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하여 모든 것을 이와 같은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되레 감정의 대상으로 보이게 할 뿐입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권을 놓고 감정적으로 대한 결과를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작 정권의 문제는 저 멀리 사라지고 이명박이 총을 잘 쏘냐 못 쏘냐 이런 가쉽거리도 되지 않는 이야기만 떠들어 댔으니까 말입니다.

앞으로의 5년. 길다면 긴 기간입니다. 그런 박근혜 정권을 대하는 태도를 감정적으로 바라보고 문제가 아닌 것을 괜히 이슈 삼기보다는 진짜 ‘이슈’를 문제 삼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지금 길거리에 나와 싸우고 있는 노동자를 왜 박근혜 당선인이 돌아보지 않는다던가 그런 이야기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