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에 화염병 투척, 그리고 이정희 사퇴
오늘 통합진보당에는 하나의 작은 소식과 하나의 큰 소식이 있습니다. 작은 소식을 먼저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2012년 12월 16일 12시 반경 통합진보당 중앙당 당사에 한 남성이 난입하였습니다. 60대로 추정되는 그 남성은 화염병 2개를 투척하고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관리를 하라”는 유인물을 뿌리고 이정희의 사퇴를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2012/12/16 - 통합진보당 당사 화염병 투척 사건 관련 / 통합진보당
ⓒ통합진보당
해당 피의자는 현재 동작경찰서로 인계되었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 테러는 매우 씁쓸한 소식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화염병에 불만 붙었을 분 폭발하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소식이 통합진보당에서 발표되었습니다.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 이정희 사퇴
이정희 후보는 처음부터 완주를 표방하며, 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초청 후보 TV 방송 토론회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발언하며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12월 4일과 10일 토론에 나와 박근혜를 집중 타깃으로 삼고 박정희와 박근혜의 행적을 공격하는 토론을 진행하여, 많은 화제를 이끌었습니다만, 그런 그가 12월 16일 마지막 TV 방송 토론회를 앞두고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3번의 TV 토론을 통해 통합진보당은 살아있다, 그리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불러온 이정희 후보가 왜 갑작스런 사퇴를 결정한 것일까요? 그에 대하여 이정희는 14시에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통합진보신당 대통령 후보 이정희입니다.
저는 오늘 진보 민주 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국민 열망을 이뤄내기 위해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친일의 후예, 낡고 부패한 유신독재의 뿌리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재집권은 국민에게 재앙이자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퇴행입니다.
노동자와 농어민, 서민이 함께 사는 새로운 시대, 남과 북이 화해하고 단합하는 통일의 길을 가기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합니다. 오는 19일 모두 투표합시다. 절망을 끊내겠습니다. 진보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희의 사퇴 선언문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집권을 막기 위해 사퇴한다고 합니다. 그는 진보의 미래를 열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진보의 미래인진 잘 모르겠습니다.
익히 저는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사퇴는 예견하고 있었으나, 이정희 후보는 완주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매우 뜬금 없는 시점에 사퇴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TV 토론은 박근혜와 문재인의 단독 대결
1차, 2차 토론에서 이정희가 돋보이고, 문재인은 발언이 돋보이지 않아, 되레 문재인은 토론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정희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이상 16일 토론은 문재인의 역량이 시험 당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선관위, 이정희 후보 사퇴에 따라 오늘밤 양자토론 개최 여부, 토론 방식 등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힘.
— 투표! #0907 [KBS선거방송단] (@kbselection) 12월 16, 2012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오늘 밤 대선후보 토론 '양자토론'으로 개최 결정. 현재 토론 방식 변경에 대한 논의 중.
— 투표! #0907 [KBS선거방송단] (@kbselection) 12월 16, 2012
그런데 KBS선거 방송단에 따르면 이정희 후보의 사퇴로 3자 토론에서 양자 토론으로 개최가 변경되면서 토론 방식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변경을 논의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방식이 있다면 그것을 따르면 될 터인데 말입니다.
그 동안 토론회에서 존재감이 없음으로 질타 당하던 문재인, 그러나 토요일 광화문 집회에서 안철수에게 노란(!) 목도리를 전달 받은 그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걱정됩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양대 정당, 보수를 자처하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진보를 자청하나 보수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그 두 보수 후보의 토론회라니, 어떤 토론이 될지 매우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