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말하는 평균연봉은 연봉이 아니다
분기나 연기 보고서가 나오면 언론은 앞다투어 기업 보고서에 있는 인건비를 인원수로 나누어 업체의 평균 연봉을 산출합니다. 특히 IT 계열 기업에 대해서 그와 같은 연봉을 발표합니다. 아무래도 관심을 많이 받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다들 그리 말합니다. “내가 그 회사 다니는데 난 그거보다도 한참 못 하는데?”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개되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되는 분기 보고서 또는 연기 보고서에 드러나는 기업별 ‘인건비’를 통해 계산하는 기사는 꾸준히 등장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IT업종중 SK C&C '연봉' KT '근속연수' 업계 최고
국내 주요 IT기업중 평균연봉은 SK C&C가 가장 높고, 근속연수는 KT가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가장 높고 근속연수도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15개 주요 IT기업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3분기 보고서를 취합한 것이다.
(후략)
ⓒ이상균 기자 / 이투데이
업체명 | 평균연봉 | 근속연수 | 직원수 |
엔씨소프트 | 4,341만원 | 3년 | 1,755명 |
네오위즈게임즈 | 2,900만원 | 3년 | 664명 |
CJ인터넷 | 4,150만원 | 3년 | 499명 |
삼성SDS | 3,949만원 | 9년 | 8,499명 |
LG CNS | 3,700만원 | 8년 | 3,214명 |
SK C&C | 4,900만원 | 6년 | 5,923명 |
SK텔레콤 | 4,800만원 | 11년 | 4,451명 |
KT | 4,206만원 | 19년 | 37,026명 |
LG텔레콤 | 3,877만원 | 5년 | 2,388명 |
NHN | 4,407만원 | 2년 | 2,681명 |
다음커뮤니케이션 | 3,423만원 | 3년 | 870명 |
SK커뮤니케이션 | 3,325만원 | 4년 | 984명 |
티맥스소프트 | 3,362만원 | 2년 | 1,462명 |
한글과컴퓨터 | 3,330만원 | 4년 | 239명 |
안철수연구소 | 2,822만원 | 4년 | 496명 |
하지만 이 계산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총 인건비 / 직원수 ≠ 평균연봉
이와 같이 기업 보고서에 있는 인건비를 직원수로 나누어 연봉을 산출하는 기사는 꾸준히 나옵니다. 하지만 이 계산에는 큰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05/04/10 - 게임 업체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2008/03/27 - 인건비=연봉? 아니죠.
2008/04/14 - 이제는 지겹다! 연봉 얼마네 하는 기사
2009/08/16 - 매번 등장하는 거짓말 ‘그 회사는 월급이 높다더라’
업체가 공개한 기업 보고서의 내용에서 정확하게 도움이 되는 건 근속연수와 직원수 뿐입니다. 왜냐면 기업 보고서에는 ‘인건비’가 쓰여있지 ‘연봉’이 쓰이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건비에는 급여로 지급되는 연봉 뿐 아니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급여 뿐 아니라 복리 후생 등의 기업 부담 금도 모두 포함되는 것입니다. 실제 업체간 연봉이 이처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인건비 기준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은 상대적으로 복리후생이 좋다는 결과는 되어도 연봉이 그 만큼 높다고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연봉에 대비하여 30%~50% 가량을 복리 후생 등에 기타 비용에 들어가는 걸 감안하면 여기 써있는 평균 인건비보다 연봉은 훨씬 낮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네오위즈게임즈와 안철수연구소가 상대적으로 평균 인건비가 낮은 것은 분명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복리 후생 등의 복지 비용이 더 낮다는 평가가 적절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기자들이 이와 같은 글을 쓸 때 제가 이야기하는 이 부분을 모를리 없는데, 이와 같은 기사를 꼭 쓴다는 겁니다. 정말 언론이 몰라서 쓰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