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방송과 언론

무한도전 김태호 PD, 듣보잡 때문에 고생 많습니다.

Namu(南無) 2009. 9. 8. 09:53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제36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개인상 분야 TV 연출상을 수상했습니다. 참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저는 TV를 잘 보지 않지만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김태호 PD가 수상식에서 덤덤하게 자신의 소감을 말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김태호 PD의 한마디 “최문순, 엄기영 사장님. 힘내십시오”

김태호 PD는 수상식에서 자신의 소감을 간단하게 말했습니다.

최문순 사장님. 엄기영 사장님. 힘내십시오

수상식에서 그는 자신의 소감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갖습니다. 그러기에 그 동안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한마디 할 수 있는 법이지요. 김태호 PD는 수상식에서 최문순 전 사장과 엄기영 사장에게 감사의 한마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별 듣도 보도 못 하던, 즉 듣보잡 단체가 나섰습니다.

'무한도전' 김태호PD 수상 소감, 충성발언?

이거 참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방송개혁시민연대라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 하던 단체가 방송을 사적 통신으로 이용했다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MBC 무한도전 PD, 방송을 사적통신으로 이용
전 현직 사장에 격려성 충성 발언, 노영방송 입증

MBC‘무한도전’담당PD인 김태호는 수상소감을 통해 미디어법을 반대하며 국회의원직을 팽개친 채 거리투쟁을 벌이고 있는 최문순 민주당 의원(전 MBC노조위원장, 사장)과 무능경영으로 퇴진 위기에 몰려있는 엄기영 사장을 응원하려는 듯“밖에서 고생하는 최문순 사장님, 엄기영 사장님. 힘내십시오”라고 발언하여 국민의 공기인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있음을 생방송으로 전 국민에게 공표하였다.

(후략)

이와 같은 듣보잡 단체의 발언은 무시하는 게 적당합니다만, 뉴시스, 연합 뉴스를 비롯한 각종 뉴스 생산처에서 이것을 재생산하여 마구 뿌려대더군요. 우습습니다.

방송의 사적 이용이라고?

수상식에서 자신의 소감을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게 사적 통신이라고 우기는 꼬락서니를 보니 웃깁니다. 수상식에서 “어머니 사랑해요!”라고 외친 이는 방송을 사적 통신으로 물들인 나쁜 놈이겠지요. 아마도 방송개혁시민연대인지 방송똥칠시민연대인지 모를 단체는 태어나서 한번도 상을 받아본 적이 없나 봅니다. 상을 받으면서 고마운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지는지 모를 테니까요.

또한 방송심의규정과 방송강령 등에 공영방송 임직원은 특정정당에 가입할 수 없고 방송을 통해 특정정당이나 정당인의 정치적 행위를 지지 찬동할 수 없음에도 이번 김태호 PD의 공개발언은 이 규정들에 저촉된다고 보는데 MBC의 입장은 무엇인지? 만약 저촉되지 않는다면 MBC직원은 대한민국 법위에 군림하는 특권층이며, MBC는 직원들에게 방송강령, 심의규정 등 방송인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소양교육도 실시하지 않고 있는지?

거기다 이와 같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분명 최문순 전 사장은 현직 국회의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나라당에서 내놓은 미디어 악법에 반대하여 의원직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민주당도 탈당한 상태입니다. 그런 그가 정치인일까요? 의원직 사퇴를 수리하지 않은 건 한나라당 소속의 의장일터인데. 한마디로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웃기는 소리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듣보잡의 헛소리에 휘둘리는 언론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이 한 귀로 듣고 흘려 보내기에도 짜증나는 한 단체의 헛소리를 수 많은 언론에서 재생산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바라보지 않고 사실을 적시한다는 의미로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숨깁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만으로 언론은 특정 경향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나팔을 불어대고 한쪽에서 그 소리를 확성기에 대고 퍼뜨리고. 그게 바로 지금 방송개혁시민연대와 언론이 하고 있는 짓인 겁니다. 참으로 웃기죠? 듣보잡 단체가 떠드니 이와 같이 함께 하는 언론.

심심해서 이 듣보잡 단체가 언제 생겼나 찾아봤습니다.

방송개혁시민연대 활동상황

2009.04 방송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단, 발기인 및 자문우윈단 결성
2009 05 방송백서, “방송장악! 충격보고서” 발간 및 출범식 (프레스 센터)
2009.06 방송개혁시민연대 공싱활동 개시
     MBC 비리의혹 폭로 (프레스센터)
     방송3사 고 노 대통령 추모특집 방송심의 요청
     호국 안보영화 공동 제작 참여
2009.07 국민 모니터단 출범
     방송개혁과 미디어업 관련 세미나
     4부작 다큐멘터리 제작 (연평해전의 진실(가제))
2009.09 매체(미디어 타임즈-가칭) 창간호 발간

참으로 유서깊은 단체였습니다. 2009년 4월에 탄생하여 방송장악 충격보고서인지 뭔지 이상한 걸 만들고 MBC 비리의혹이니. 참 재미있죠? 대놓고 MBC를 흠집내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방송개혁시민연대 발기인

발기인을 보니 참으로 다양합니다. KBS, MBC, SBS의 높으신 양반들이 가득합니다. 멋진 분들이네요.

김태호 PD님 수고 많습니다.

별 듣보잡 단체의 헛소리에 멋진 상을 수상한 기쁨이 수그러드는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온갖 언론이 그 헛소리를 재생산해서 떠드는 것에 가슴 아플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재미있는 프로그램 만들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세요. 그냥 그게 김태호 PD님이 잘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요. 김태호 PD님 수고 많습니다. 저런 듣보잡 단체의 한마디까지 들어야 한다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