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이야기

“난 경찰 아니라구!” 몰래 찍으면서 거짓말까지 하시네요.

Namu(南無) 2009. 3. 29. 01:47

오늘 3월 28일 토요일 오후에는 공무원 노동조합과 민주노동조합의 집회가 서울역 앞 광장에서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주말에 일찍 일어나 카메라 필터도 살 겸 시내로 나섰습니다.

현장에서는 공무원 노동조합 간부 결의식이 있었고, 많은 조합원이 서울역 앞 광장에 자리잡고 집회 진행 중. 그런데 주변을 돌다 보니 한 노조원이 어떤 흰 모자를 쓴 사람을 붙잡고 카메라를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다가가 물어보니, 흰색 모자를 쓴 아저씨가 카메라를 들고 집회 군중 속에서 몰래 사진을 찍고 있었다고 노조원이 주장하였고, 경찰 쁘락찌가 아니냐고 따지더군요. 하지만 흰색 모자를 쓴 아저씨는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더군요. 노조원은 포기하고 대열로 돌아갔습니다만, 저는 끈질기게 그 주변을 서성였습니다. 두 명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서였죠. 두 명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망원렌즈 없어? 그럼 이런 고생 필요 없잖아?”
“안 사주네~”

그렇습니다. 노조원이 의심하던 그대로 경찰이며, 집회 군중 사이에 몰래 숨어 들어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이 맞습니다. 이후 이 경찰은 경찰들 사이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3시 30분부터 있던 민주노동조합 집회에 다시 등장하더군요. 흰색 모자를 벗었지만, 아까 그 경찰 아저씨 맞습니다.

제발 이러지들 맙시다. 경찰 공무원이 부적절한 활동을 하는 것도 문제 되는데 대놓고 경찰이 아니라고 거짓말 하다니. 정 그렇게 몰래 사진 찍고 싶으면 망원 렌즈라도 사시죠? 넘치는 게 예산 아닙니까?

※ 사진은 모두 모자이크 등을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공무원은 공무 수행 중 모든 초상권이 없습니다. 이 얼굴 보시거든 조심하라는 것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