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를 추모하는 행렬, 서울 시내를 뒤덮다.
2월 7일 있었던 용산참사 제3차 범국민 추모대회가 끝난 후 시민들은 모여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광통교 아래 광교 역시 모두 막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무교동 방면을 향해 행진 했습니다.
2009/02/07 - 봉쇄된 청계광장, 그래도 추모 집회는 열린다.
제3차 범국민 추모대회 소식은 위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무교동으로 꺾으려는 순간 옆에서 두 명의 시민이 퍼포먼스를 하며 작은 프랭카드를 들고 있었습니다.
용산참극에서 희생된 철거민들을 학살한 건 다름 누구 아닌 행정부의 경찰이며, 그 수장인 대통령은 이 참극을 외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유족들의 길을 가로 막은 경찰 버스. 그들은 시민과 소통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뭐든 막으면 끝인가 보군요.
무교동 방향으로 회전하여 을지로 입구로 향하는 시민들. 좁은 길을 통과하여 긴 행렬을 만듭니다.
경찰버스에 쓰여진 시민의 일갈.
“이명박 며칠 안 남았다.
경찰도 눈치껏 행동하라!”
하지만 경찰은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시민의 길을 가로 막았습니다. 집으로도 못 가게 시민의 통행권을 가로 막은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경찰에게 강하게 항의하였지만 전혀 말귀를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청계광장 방면으로 돌아와 나가려 했지만 역시 봉쇄. 봉쇄. 차단. 소통의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지휘관은 뒤에서 노닥거리고 있을 뿐입니다.
분노한 시민들은 광교에서 을지로 입구로 향하는 인도 옆 도로에 세워져 있던 경찰버스 타이어의 바람을 모두 빼놨습니다. 날카로운 물건으로 구멍 낸 것이 아닙니다. 공기 주입구의 캡을 뽑아버린 것이죠. 그냥 채워서 쓰면 됩니다. 이것도 폭력이겠죠? 후후후.
겨우 겨우 빠져 나와 프레스 센터 앞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시민들이 탑골 공원에 모여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종로 3가를 향해 150번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 내리니 불법으로 채증하고 있는 경찰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달려 들었습니다. “불법 채증 하지 마십시오”라고. 경찰공무원 법에 따르면, 집회 주최자의 허가 없이 경찰은 참석한 시민들을 채증할 수 없지요.
제가 항의를 하자, 옆에 있던 직업 공무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경찰은 법에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 개그를 던져 주더군요.
“법에 대해 하나도 모르시네요. 공부 좀 하고 오세요”
실실 쪼개면서 말입니다. 웃기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가가서 항의했습니다.
“이봐요, 아저씨? 그 머리로 어떻게 진급했어요? 경찰공무원 법 어디에 그런 근거가 있습니까? 참나 이런 양반에게 내 세금이 나간다니 어처구니 없군요.”
옆에 마이크 보입니까? 그 손의 주인이 누구냐 하면요.
바로 칼라TV의 이명선 리포터입니다. 어쩌면 제 뒷모습이 칼라TV로 중계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쑥스럽네요.
하지만 촬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뭐 그렇죠.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시민들은 몇 명 안 계시더군요. 몇 몇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쫓았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만, 이곳 현장에서 제가 도착하기 전에 경찰이 색소가 담긴 물총을 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어린 꼬마아이를 향해서 물을 쐈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을지로4가로 향하자 경찰에 의해 길이 통제되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시민의 통행을 막고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것인지. 경찰은 막무가내입니다.
그리고 여기부터 명동 성당을 향한 긴 행진을 함께 하게 됩니다.
약 2km의 짧은 행진이었습니다. 저번 신용산 역에서 명동으로 향하는 11km의 행진에 비하면 아주 짧았죠.
역시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만, 이곳에서 몇 명이 연행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꼭 한 발자국 늦습니다. 제가 행렬을 따르면서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기에, 사진만 쭉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사진 중에 자주 나오는 친구가 보일 겁니다. 사회당의 동지이며, 블로그로도 활동하는 stcat님. 최근 사회당의 덕후위원회를 제창하여 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위원장 동지의 많은 활약 기대합니다.
명동 밀리오레를 지나, 명동성당으로 향했습니다. 큰 소리로 “이명박 퇴진”을 외치며 행진하는 시민들. 그리고 명동에 놀러 온 많은 분들이 행렬을 지켜 보며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이 행진에 외국인들은 깜짝 놀라며 신기한 듯 쳐다보더군요. 그야 그렇겠죠.
명동 성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곳에 모여 정리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사회당과 인천사람연대 깃발도 보입니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은 명동성당을 나와 평화방송으로 나가는 길로 내려와 경찰과 대치하였습니다.
경찰 역시 기동중대를 배치하여 막아 섰지만 시민들은 평화 행동을 지키며 구호를 외쳤기 때문에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기사를 쓰다가 시민이 가져다 준 빵을 먹고 있는 한겨레 사회부 허재현 기자님.
“이거 뇌물 먹고 편향된 기사 쓴다고 욕먹는 거 아니에요?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떡하지요?”
하하. 제가 사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웃으며 말씀 드렸습니다.
“3만원 이하는 뇌물의 범주에 안 들어요.
걱정 마시고 맛있게 드세요.”
그런데, 3만원인지 아닌진 확신이 안 서네요. 하지만 몇 천원 가지고 뭐 문제 되겠습니까? 그런데 제 사진을 쓴 대가로 커피 쏘시기로 한 거. 빨리 지키세요~
이후 시민들은 밀고 당기다, 롯데 백화점 앞쪽으로 진출하여 경찰과 대치하였다고 합니다만, 저는 너무 추워 더 이상 못 버티겠더군요. 더 못 버티고 집으로 와서, 집회 소식을 전한 것입니다.
뉴스를 살펴보니 6명의 시민이 연행되고 어린 아이에게도 색소 물총을 쏘는 등, 경찰은 평화적인 추모 집회를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 주였습니다. 게다가 연행된 시민 중 5명이 사회당과 함께 하고 있는 대학생사람연대입니다. 그 중 4분은 사회당 당원이기도 합니다.
용산참사추모집회에서 당원 4명 등 5명 연행!!
용산참사추모집회에서 당원 4명 등 5명 연행!! 사진
내일 오전, 송파경찰서에서 만납시다!
[긴급 기자회견] 2.8(일) 오전 11시, 송파경찰서 앞으로
거참, 매번 현장에 한발자국 씩 늦게 도착했다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아침 11시에 송파경찰서 앞에서 항의 방문할 생각입니다.
오늘의 워스트 오브 워스트 짭새는 바로 이 양반입니다.
불법 채증을 항의하자, 실실 쪼개면서 저보고 공부하라고 헛소리하던 경찰. 그 머리로 어떻게 경찰 시험 통과했답니까? 어떻게 진급했답니까? 한심하네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