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

화딱지 나는 지하철 열차 광고

Namu(南無) 2009. 2. 3. 21:00

어제 청계광장에서 시국 미사가 있었습니다. 다녀와서 뻗어서 아직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지도 못 했습니다만, 그 전에 너무나 황당한 광고가 있어서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하철 안은 광고 투성이입니다. 제가 돈 900원을 내고 광고 열차에 타는 느낌입니다. 출입구부터 시작해서 계단을 통해 개찰구. 그리고 플랫폼에 서서 지하철에 타는 그 순간까지 광고가 가득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아무리 공익 사업이라 해도 이렇게 부가 수익을 많이 창출해야 그 만큼 세금을 절약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 광고를 보고 기분이 확 나빠졌습니다.

노동부가 지정한 근로자 파견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고 자랑하는 제니엘. 제니엘은 파견 전문 업체로써, 그 중 의료 파견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그렇습니다. 제니엘은 강남성모병원에도 파견직을 내보내고 있는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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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 강남성모병원의 밤은 깊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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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5 -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치는 100번째 "Be정규직"
2008/12/25 - 크리스마스 명동성당 앞에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과 함께

바로 그 업체입니다. 강남성모병원에 비정규직을 내놓은 그 업체가 노동부가 지정한 근로자 파견 우수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옆에 있어 든든한 친구” 누구에게 든든한 친구입니까? 파견 근로자의 권익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그들에게 친구란 그저 돈 많은 기업인 것이겠죠. 그리고 노동부 역시 노동자의 권익이 아니라 고용주의 사익만을 위한 것이겠지요.

노동부는 앞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착취부” 또는 “고용부”

지금의 노동부의 모습은 노동자의 권익 같은 건 생각도 없어 보이는 것이 이런 이름이 더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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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기분이 상해 옆 자리로 옮기니 여기엔 더 가관이 있더군요.

경제 살리기와 미디어산업 법안이 무슨 상관인지 제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 아, 한나라당이 살리려는 건 서민 경제가 아니라 부자 경제. 한나라당이 도와주려는 기업은 힘든 중소기업이 아니라 배 부른 대기업이라고요?

설마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화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2008/12/27 - 이명박 정부 출범 10개월, 7대 악법 총정리

미디어 악법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 것은 아닙니다만, 전반적인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악법을 정리한 글입니다.

아아, 이렇게 지하철을 타고 나갈 때 그래도 시국 미사를 나가는 길이라 신부님을 보고 마음이 가벼워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신부님도 분노하고 저도 화딱지 나는 그런 일이 이후 이어지게 됩니다.

시국 미사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또 이야기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