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블로그를 통해 9월 위기설에 대한 트랙백을 받으니 황송하다기보다는 짜증납니다. 같은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이젠 전문가를 불러서 설득하려고 하는데 원. 현재의 위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보는 시각은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넘어가고 마지막, 현재 경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볼 수 있는 2명의 전문가와의 질문과 답변입니다.
이 질답에는 배민근 LG경제연구소 금융경제실 선인염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 현석원 연구위원이 답변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배민근 : 우리나라는 인도와 더불어 고유가에 굉장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따라서 대외적인 변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금융불안이라던가 유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중국경제의 침체 우려 등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거죠.
국내시장의 요인으로는 물가, 부동산 거품, 가계부담 증가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잠재요소들은 해외변수들이 나빠질 경우 부각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유가가 하락했고, 그 영향이 하반기 경제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분석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유가에 취약한 이유는 많은 원자재와 동력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고 그에 따라 유가가 오를 때 여파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고유가' 시대에 기름을 구입할 때 쓰는 환율에 개입하여 가격을 올린 게 다름 아닌 정부란 것입니다. 만약 그와 같은 인위적인 환율 개입이 없었다면 유가 안정화에 따라 자연스래 많은 부분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08년 9월 5일 1달러당 매매기준율은 1,125.50원으로 1개월 동안 100원 이상 급등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위기설을 만든 것은 누구도 아닌 정부입니다.
현석원 : 현재 국내 금융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상황을 어렵게 만들 위험요소들은 잠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급등, 미분양 주택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저축은행의 부실 위험, 주택 및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승 등을 꼽을 수 있죠.
맞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작과 함께 부동산에 대한 기대 심리를 부어놓았으나, 실제 수요는 전혀 그만큼 가지 않습니다. 미분양 주택이 있다면 가격을 내려 팔면 팔릴 것을 버티고 있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시장 경제에서 고정 가격을 놓고 안팔리면 그만인 게 정답인가요 안팔리면 세일해서 파는 게 정답인가요. 물론 파는 사람 맘이겠지만, 한정된 자원인 땅을 활용해서 팔아먹는 장사치가 이와 같은 짓을 저지르는 건 만행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하나는 환율 개입으로 고환율 시대를 열어 모든 수입 원자재 가격을 폭등시켜 물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경제에 악영향을 준 것과, 부동산이 문제임에도 여전히 투기 등이 원활한 시장으로 하고 비정상적인 높은 분양 가격을 그대로 놔두고 있는 정부가 이 위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우리 정부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부 부탁드립니다."
현석원 : 먼저 정부가 계획한 규제 완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여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저소득층 대상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시장금리의 급격한 인상을 억제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은 투명하고 철저한 감시기능을 가진 대출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부실 대출을 사전에 방지해야 합니다. 또한 부동산이나 건설산업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 보입니다.
규제 완화를 해서 국내외 기업이 투자를 할지 말지도 의문이고, 그렇다고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늘려주지 않습니다. 악랄하게 비용을 절감하려는 생각 밖에 없는 기업이 고비용(?)의 한국인을 고용하겠습니까, 저비용의 외국인을 고용하겠습니까? 지금 현실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에 대한 분석은 적절하다 봅니다. 부동산이나 건설에 집중해서 날로 먹는 투자는 지양해야죠.
배민근 : 앞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경제에 잠재 위험요소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시장에 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냉철하게 현실을 판단할 수 있는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를 만든 건 바로 이명박 정부입니다. 환율 개입을 통해 환율을 폭등시켰으며, 안정화를 시킨다는 명복으로 보유 외화를 몇백억 공중으로 날렸습니다. 그 돈은 고스란이 외국 투자가 및 환율 투기꾼에 손에 갔습니다. 시민들이 피땀흘려 벌여들인 돈을 단 몇달만에 날려놓고 그에 대한 아무런 해명도 사과도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안 불안하겠습니까? 불안하게 만든 것도 정부이오, 그 불안을 해소시키지 않고 무시하면서 증폭시키는 것도 바로 정부입니다.
제발 부탁인데, 시민들에게 설명하려 들지 말아주십시오. 시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몰라서 불안해 하는 게 아니라 '알기 때문에' 불안해 합니다. '시민들은 모르니까' '시민들이 잘못아니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가르치려 드니까 콧방귀를 뀌면서 정부의 이야기를 못 믿는 겁니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강요하지 마십시오. 그런 백마디 변명보다 한가지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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