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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이야기/원자력과 핵

한국 수구꼴통과 일본 수구꼴통은 닮은 꼴?

저번 8월 4일 저는 2009년 제64회 원수폭금지세계대회의 첫 행사인 히로시마 종이학 평화 행진에 참가했습니다.

2009/08/15 - 2009년 히로시마 종이학 평화행진

아주 평화롭게 히로시마 시내를 향해 행진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맞은 편 차선에 검은 버스 몇 대가 등장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버스는 확성기를 통해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검은 버스

“수혼정도(守魂正道)”라 쓰여진 검게 칠해진 버스는 누가 보아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히로시마 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확성기를 통해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이 그러고도 일본 국민이냐!!!

아, 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일본 수구꼴통”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버스는 누가 보아도 평화행진을 방해하려는 듯 아주 엄청난 소음으로 꾸준히 방송을 하고 사라졌습니다. 휴우, 하고 한숨을 쉬며 일본도 참 힘들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버스는 한 대가 아니었습니다. “창론회의연합회”라 쓰여진, 역시 확성기를 설치하고 소음을 달고 한 대의 버스가 지나갔습니다.

이번에는 “정치결사 보국순심회”

그 다음은 “미즈호적심동맹”

아주 가관이더군요. 누가 봐도 집회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

그것은 국적분쇄라고 쓰여진 버스의 문구를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시내를 통과하는 동안 수 십대의 버스를 통해 집회를 방해한 것입니다.

그들은 대체 누구?

저도 일본 정치 상황에 대해 잘 모릅니다. 다만 그들이 말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간단했습니다. 평화를 외치는 건 미친 짓이고, 일본이 군사 대국으로 성장하여 핵을 보유해야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아주 전형적인 꼴통 소리였습니다. 거기다 아주 악랄한 방법으로 평화롭게 행진하는 이들을 방해하는 것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한국의 수구꼴통. 누가 먼저인지 누가 나중인지 대충 짐작 갑니다만, 그건 굳이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건 참으로 비슷하더군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는 이들은 국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등이 비슷했습니다.

수구꼴통은 어디 가나 닮은 꼴?

평화로운 행진이었지만 참 기분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행진은 시작일 뿐. 행진이 끝난 후 히로시마 현립체육관에 도착하였습니다.

핵병기폐지 2009 평화 히로시마 대회 현장에 도착하여 많은 일본 시민들을 보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일본에도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평화를 위해 힘쓰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